경험을 사는 시대. 일상이 된 게이미피케이션
2010년 이후 기업의 마케팅 전략으로 적극 활용되어 온 게이미피케이션은 온라인 사업의 활성화와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으로, 재미를 기반으로 이용자에게 동기를 부여해주는 방법으로 재부각되었습니다. 기술의 발달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개인의 취향이 의사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경험의 시대’를 가속화했고, 몰입, 성취,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기대할 수 있는 게이미피케이션은 직․간접의 경험을 제공하는 형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일상이 되었습니다. IT 전문 리서치 기관인 가트너(Gartner)가 발표하는 하이프 사이클(Hype Cyecle)을 보면, 2012년에 ‘유행기 직전’의 2단계에서 2022년 ‘안정화 단계’인 5단계로 접어들어 다양한 실생활에서의 게이미피케이션의 적용과 확산이 보편화되고 진화되었음을 보여줍니다.
게이미피케이션, 재미(Playable)와 지속가능성(sustainable)을 핵심으로 하는 도시문제 해결의 도구
주로 기업마케팅, 교육 등을 중심으로 활성화된 게이미피케이션은 최근, 지역사회 방문객 유치와 체류, 주민참여 등과 관련해서 관심이 높아지는 경향입니다. ‘동기부여’ 측면에서 게임적인 요소를 활용해서 재미를 주는 경험은 로컬에 대한 관심을 모으는데 흥미로운 요소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활용되는 게이미피케이션은 크게 사회문제 해결(리빙랩)이나 스마트시티 분야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주민들이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Playable), 지역 내 커뮤니티나 사회적 기업 등이 지속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sustainable)이 지역 게이미피케이션의 핵심입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마트시티 플랫폼’1) 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형태의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오픈플랫폼으로 운영되고 있고, 도시게임(City gaming)을 활용해 다양한 도시문제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는 ‘Play the City’2) 그룹도 게이미피케이션 기법으로 공무원, 주민, 분야별 전문가의 참여를 유도하고 지역문제 해결대안을 모색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1) 정부, 민간기업, 학교,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의견수렴 창구로 시민들이 직접 프로젝트를 공유하며 오프라인에서는 스마트시티 체험랩을 운영
2) ‘Play the City’의 도시게임(City gaming)은 도시계획 과정에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것을 지원하며 게임을 위해 해당 지역의 데이터와 정책문서를 기반으로 디지털화한 데이터를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 주택, 공간개발, 기후대응, 사회변화 등과 관련한 주제에 관해 정책결정, 참여, 설계, 연구 등의 형태로 프로젝트를 수행. 2010년부터 4,902명의 참가자가 총 42개의 Play the City 게임 세션을 통해 3개 대륙, 9개국, 20개 도시에서 185개의 도시 게임에 참여(https://www.playthecity.eu/를 참고로 정리)
주민교육에서 로컬투어까지. 로컬 게이미피케이션의 확장
도시와 공간을 둘러싼 사회적 기조는, 무분별한 도시확장의 반성이라는 1980년대 뉴어바니즘을 거쳐 1990년대에는 지속가능성이 전 세계적인 아젠다로 부각되면서, 중앙 VS 지방이 아닌, 각 지역, 즉 로컬과 주민참여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습니다. 지역의 정책을 결정하던 기존의 하향식(Top Down) 의사결정 방식은 상향식(Bottom up)으로 전환되었고 지역계획과 정책집행에서 주민참여는 전제조건이 되었습니다.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주민참여 교육들은 일방적인 강의형태가 아닌 참여형 워크숍과 문제해결을 위한 회의식으로 기획되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게임적 요소를 활용한 주민교육이 시도되고 있고, 전문가들의 참여가 주가 되었던 다양한 지역개발사업들도 사업의 기초단계에서 지역주민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함께 내용을 만들어가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참여와 유도를 원활하게 하는 방법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의 활용이 눈에 띕니다. 마을역사와 이야기를 앱과 현장투어를 통해 진행하는 ‘은평한옥마을(서울시 은평구)’, 마을을 테마로 방탈출 게임을 만들고 골목길을 무대로 미션게임을 하는 ‘고한 야생화 추리극장(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은 마을이 가진 자원을 활용한 게이미피케이션으로, 지역을 알리고 방문객을 유치하는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한편, 지역이 가진 다양한 문제를 진단하고 주민,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게이미피케이션 방식의 활용이 있습니다. 함께 지역의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형태의 리빙랩 프로젝트나 워크숍을 통해 주어진 과제에 대한 솔루션을 도출하는 등으로 진행됩니다. 지역재생연구 및 주민참여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는 일을 주로 하는 ㈜꾸림에서는 이 과정에서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교육용 보드게임을 활용하기도 하고, 주민교육 과정을 게이미피케이션 방식을 적용해 개발하고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지역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은 놀이와 같은 참여과정으로 거창한 설명보다 훨씬 큰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냈습니다. 기업에서 활용하는 방식이 주로 온라인에서 이루어진다면, 지역에서는 대면을 통한 상호작용으로 의견을 조율하고 지역을 경험하는 형태로 게임방식이 활용됩니다. 이를 통해 지역에서 주민이 ‘함께’한다는 가치를 게임방식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익힙니다. 쉽게 참여할 수 있고 함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일들이, 게임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가능해지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느낀 핵심입니다.
“게임은 놀고 싶다는 자세로 접근하는 문제 풀이 활동입니다.”
A game is a problem-solving activity approached with a playful attitude(Jesse Schell)
게임디자이너인 제시 셀이 정의한 게임은, 게이미피케이션의 의미를 더욱 명확하게 합니다. 놀이가 참여가 되고 그 참여의 결과가 지역의 필요를 해결하는 선순환의 고리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이 할 일은 무궁무진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2014년 서울생활을 접고 춘천으로 돌아와 지역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주로 지역개발, 주택, 마을만들기와 도시재생 등과 관련한 지역중심의 연구과제 수행과 주민교육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일을 합니다. 지역으로 돌아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같은 연구지만, 현장의 사람들을 모르면 좋은 계획(?)을 만들 수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지역에서 거창함을 뺀 작은 세미나도 하고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도 활동합니다.
사람-기관-활동을 연결하는 작당도 수시로 합니다. 연구자와 활동가, 그 중간 어딘가. 임혜순입니다.
◦ 최종학력 : 강원대학교 대학원 부동산학과(부동산학 박사, 2009)
◦ 주요경력 : 경기연구원 수도권정책센터 연구원(2007-2008)
주택산업연구원 산업경영연구실 책임연구원(2008-2010)
하나금융그룹 하나다올신탁 리츠사업팀 과장(2011-2013)
주식회사 꾸림 대표(2014-현재)
◦ NPO활동 : 춘천여성민우회 운영위원(2022.1-현재)
(사)문화커뮤니티 금토 감사(2022.1-현재)
비영리단체 더불어이주민플러스(2017-현재)
강원여성인권공동체 이사(2019.4-현재)
◦ 기타활동 : 한미여성포럼 회원(2015-현재)
여성가족부 여성친화도시 컨설턴트(2018)
강원도교육청 학교공간혁신사업 퍼실리테이터(2019-2021)
한국여성수련원 자문위원(2020-현재) 등
※ 위에 실린 글은 게임화저널의 의견 및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영국의 게이미피케이션 매체 'Ludogogy'에 영문으로 송출되었습니다.
원문: https://ludogogy.co.uk/making-the-value-of-together-better/
<저작권자 ⓒ Ludogogy (https://www.ludogogy.co.uk/)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게임화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