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언틱'과 '닌텐도'가 또다시 게이머들을 밖으로 부른다. 이번엔 '포켓몬'이 아니라 '피크민'이다. 이번에 출시한 '피크민 블룸'은 '나이언틱'의 명작(?) 중 하나인 '포켓몬 GO'처럼 'AR'기술을 활용한 게임이다.

'피크민 블룸'의 컨셉은 '꽃 심기'다. 게이머가 걸을 때마다 피크민이라는 친구들을 발견할 수 있고, 키워서 꽃잎을 얻을 수도 있다. 피크민에게 받은 꽃잎은 동네를 돌면서 심을 수 있다. 피크민과 함께 걸으며, 꽃을 심고 가꾸는 '소소한' 재미를 담았다.


우선, '걷는 것'이 중요한 만큼 위치 정보 동의와 피트니스 앱 연동이 필요하다. '피크민 블룸'의 가장 큰 관문이 바로 '위치 정보 동의'다. 게이머마다 다르겠지만, '내 위치정보를 수집해서 뭐 할려고?' 같은 심리적 진입장벽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어차피 내 정보는 어차피 공공재가 되어버린 지 오래' 라고 생각했기에 망설임은 없었다.

솔직히 '3D 그래픽 초보자 과정'의 결과물처럼 성의 없이 생겼다.
솔직히 '3D 그래픽 초보자 과정'의 결과물처럼 성의 없이 생겼다.

이렇게 요상하고 성의 없이 생긴 친구들이 피크민이다. 놀랍게도 피크민은 '닌텐도'의 근본 캐릭터 중의 하나다. '닌텐도'의 프렌차이즈를 빠짐없이 모으는 게이머들 말고는 잘 모를 것이다. 안타깝게도 가장 안 팔린 '게임큐브'와 'Wii U' 에서 만나볼 수 있는 친구들이기 때문.

자세히 보면 피크민의 머리에 꽃이나 새싹이 피어있다. 이걸 키워야 한다.
자세히 보면 피크민의 머리에 꽃이나 새싹이 피어있다. 이걸 키워야 한다.

'블룸'에서 대충 눈치챌 수 있듯이, 게이머는 피크민을 심고 키워야한다. 머리 위에 달린 꽃과 새싹을 키우기 위해서는 게이머의 '걸음'이 필요하다. 토양, 물, 태양, 공기, 온도, 습도 이런 복잡한 조건은 필요 없다.

오로지 '이.족.보.행'이다. 

모종마다 필요한 '걸음 수'가 다르다.
모종마다 필요한 '걸음 수'가 다르다.
뭐해? 밖에 안 나가고.
뭐해? 밖에 안 나가고.

피크민의 이름은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빨강' 때문에 오해할 수도 있는데, '정은이'는 내 지인의 이름이다.
피크민의 이름은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빨강' 때문에 오해할 수도 있는데, '정은이'는 내 지인의 이름이다.
게임에서 얻는 '피크민'은 이 친구를 어디에서 얻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게임에서 얻는 '피크민'은 이 친구를 어디에서 얻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모종'에서 피크민을 얻기 위해서는 '걸음 수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게 또 모종마다 각각 다르다. 처음에는 일단 1,000걸음부터 시작하니 어렵진 않다. 해보니까 동네 주변을 10분 정도 돌아다니면, 쉽게 채울 수 있다.


피크민은 쓰다듬거나 만지면서 교류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터치'일 뿐이지만, 같이할 수 있는 게 몇 가지 있다.

우선 공처럼 생긴 '정수'를 피크민에게 줄 수 있다. 이 정수를 피크민이 받아먹으면 머리에 꽃잎이 싹튼다. 이 꽃잎은 모아서 동네에 심을 수가 있다. 머리의 꽃잎은 피크민이 주워 먹는 정수에 따라서 색깔이 바뀐다.

 호루라기를 터치하면 한곳으로 모인다.
 호루라기를 터치하면 한곳으로 모인다.
이렇게 보니까 귀여운 거 같기도 하고...
이렇게 보니까 귀여운 거 같기도 하고...

'그냥 걷기만 하고 땡' 인 게임은 아니다. '피크민 블룸'에는 동네마다 랜드마크가 하나씩 있다. 랜드마크에는 커다란 새싹이 자라고 있는데, 이 주변을 열심히 걸으면서 꽃을 심으면 나중에 커다란 꽃송이를 볼 수 있다. 

랜드마크는 공원이나, 벽화, 지하철역, 공공기관 등 다양하다. 내가 사는 동네 절반은 교회였다. 아무튼, 평소에는 쉽게 지나쳤던 곳, 혹은 '여기에 이런 곳이 있었나?' 하며 직접 찾아가 보며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주변에 '피크민 블룸'을 하는 사람이 많다면, 동네가 아마 꽃밭으로 변할 것이다.

피크민한테 약탈한 꽃잎은 내가 걷는 곳에 심을 수 있다.
피크민한테 약탈한 꽃잎은 내가 걷는 곳에 심을 수 있다.
동네의 누군가도 '피크민 블룸'을 하는 모양이다.
동네의 누군가도 '피크민 블룸'을 하는 모양이다.
랜드마크 주변을 열심히 돌아다니면 커다란 꽃이 핀다
랜드마크 주변을 열심히 돌아다니면 커다란 꽃이 핀다

'동네에 꽃을 심고, 랜드마크를 키우고, 피크민을 키워서 탐험을 보내고, 하루를 기록하고 근데 잠시만요. 이게 뭔 재미가 있나요?' 라는 악독한 말을 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피크민 블룸'은 기존의 모바일 게임처럼 자극적인 맛을 담은 게임이 아니다. 식물을 키우고, 정원을 가꾸는 것처럼 느리지만 담백한 맛이 담겨있다. 나의 소중한 '걸음 수 에너지'를 급하게 소모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지나친 곳, 그날의 기분, 걸음 수 등 다양한 기록을 남길 수 있다.
내가 지나친 곳, 그날의 기분, 걸음 수 등 다양한 기록을 남길 수 있다.
피크민이 많으면 '탐험'을 보내서 아이템을 구할 수도 있다. 모바일 수집형 RPG의 맛이 약간 느껴진다.
피크민이 많으면 '탐험'을 보내서 아이템을 구할 수도 있다. 모바일 수집형 RPG의 맛이 약간 느껴진다.

'걷는다'는 것을 통해 게이머의 건강과
동네를 가꾸고, 함께 꽃을 심을 이웃을 만나는 것에서 오는 행복과 설렘과
그리고 졸졸 쫓아다니는 피크민과 친해지는 소소한 재미까지.

이런 순수함을 담은 '피크민 블룸'에 '이 게임 뭔가요? 재밌나요?'의 잣대를 들이미는, 그런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게이머는 없을 것이다. 


피크민 블룸 (Pikmin Bloom) 리뷰. 근데 이제 브이로그를 곁들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