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 현실과 가상의 공간을 융합하고 확장하는 기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제한된 형태의 '가상공간'을 더 넓힌 '확장 현실(XR)'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XR' 은 기존의 흥미 위주의 콘텐츠보다 '교육'이나 '훈련'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활용되고 있다. 특히 '교육 훈련' 에서의 'XR' 은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확장된 가상공간이란 어떤 개념이고, 'XR'이 교육 훈련과 결합한 모습은 어떤 형태일까? 그리고 기존의 'VR' 'AR'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 것일까?
현재 '국방' '화학' '소방' '의료' 등 다양한 공공분야에서 'XR'을 활용해 교육 훈련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이 있다. '스코넥'의 최정환 부사장을 만나 'XR'은 어떤 기술인지, 그리고 'XR과 교육 훈련'은 어떤 개념인지에 대해 들어봤다.
Q. 'XR'이란 개념이 생소하다. 'XR'이란 어떤 것인지 설명을 부탁드린다.
A. 'VR'과 'AR'을 같이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XR' 콘텐츠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기존의 'VR' 콘텐츠에서 사용한 'HMD'와 '컨트롤러'도 필요하고, 'AR'에서 사용하는 현실 기반의 정보기술 역시 유지된다. 'XR'은 두 가지 기술을 융합하고 확장한 기술이다.
기존의 사진이나 동영상 같은 '시청각' 자료에서 발전된 것이 'VR'과 'AR'이고, 여기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것이 'eXtended Reality' 'XR'이다. 기존보다 더 넓은 개념의 기술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Q. 정확하게 어떤 '확장'을 의미하는 것인지?
A. 딱 한 가지로 정의할 순 없다. 표현할 수 있는 '콘텐츠'의 확장, 단순한 '공간'의 확장', 유저가 경험하는 '감각'의 확장 등을 다양한 요소를 모두 포함한다. 기존의 물리적인 공간, 콘텐츠의 표현 기술, 유저의 경험 등이 서로 연계되어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Q. 기존의 'VR'과 다른 점은 어떤 것인가? 'XR'만의 특징은?
A. 'VR'의 단점은 '제한된 공간'이다. 유저가 방안에서만 즐길 수 있는 '룸 스케일'의 콘텐츠가 많았다. 이런 제한된 공간에서 'VR' 기술을 활용하다 보니, 유저는 한 자리에 고정되어있고 화면만 바뀌는 '감상' 형태의 콘텐츠가 대부분이었다. 유저가 받아들이는 시각적인 정보에 집중했다.
'XR'의 콘텐츠는 '룸스케일'보다 더 넓은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다. '대공간(LARGE SPACE)'의 콘텐츠를 활용한다. 유저의 동작을 감지하는 캠 대신, 모션 캡처 카메라와 바닥의 이동 감지 센서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유저의 움직임을 그대로 가상공간에 옮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VR' 콘텐츠가 '감상'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XR'은 유저가 직접 느끼는 감각적인 측면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유저는 공간과 감각의 확장을 통해 더 깊은 몰입감과 상호작용을 체험할 수 있다.
Q. '감각'이라면 유저가 가상세계에서 만지는 것을 현실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뜻인가?
A.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비슷하다.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기존의 'VR'에서는 오브젝트를 잡고 돌릴 때 컨트롤러를 사용했다. 유저도 그 행동을 인식할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컨트롤러'를 통한 간접적인 경험일 뿐이다.
예를 들어 '밸브를 돌린다' 는 상황을 비교했을 때 'VR'에서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것과, 'XR'의 세트장에 마련된 밸브를 직접 돌리는 것은 다르다. 'XR'은 필요에 따라 직접 세트를 구성하거나 콘텐츠에 맞춘 다양한 장비를 활용할 수 있다. 이런 상호작용을 통해 유저는 가상의 공간에서도 현실과 최대한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다수의 인원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 역시 'XR'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이다. 'HMD'를 착용했을 때 기존에는 느낄 수 없었던 옆 사람의 숨소리나 어깨의 부딪침 등 다양한 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
Q. 'HMD'를 사용할 때의 '멀미'는 어떤가?
A. 유저의 '이동'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VR' 콘텐츠에서는 유저의 움직임이 제한적이다. 'VR'콘텐츠는 현실의 한정된 공간에서 가상의 무한한 공간을 표현해야 한다. 이런 괴리감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 방법이 '워프'나 '포털'의 이동방식이다. 몸은 가만히 두고, 시각적으로는 굉장히 빠르고 바쁘게 움직이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어지러움이 생기게 된다.
'XR'은 현실의 움직임과 가상공간의 움직임이 같다. 현실에서 유저의 시야와 행동이 가상세계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뜻이다. 그만큼 현실과 가상의 공간이 동일하게 느껴지므로 어지러움을 덜 느끼게 된다.
Q. '교육 훈련'에서 XR기술은 어떻게 활용되나?
A. 'VR' 기술을 활용한 교육 훈련은 'HMD'와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유저는 별다른 움직임 없이 앉거나, 어트렉션 기어에 탑승해 주어진 시나리오를 체험하는 방식이었다.
'XR'은 교육 훈련의 훈련 대상자가 실제 현장과 비슷한 상황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훈련에 참여하는 분들이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는 장비와 착용하는 의상을 그대로 갖춘 채 훈련을 진행한다. 실제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경험해보고 대응 방법을 학습하는 것이다.
Q. '임무 목표'가 제시된다는 게, '시나리오'를 클리어하는 게임과 비슷한 것 같은데?
A. 교육 훈련 과정을 '게이미피케이션' 한 것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게임에서 느껴지는 흥미나, 새로운 경험에 목적을 둔 것이 아니라, 교육 훈련에 초점을 맞췄다. 일반적인 '직업체험 시뮬레이션'과는 다르다. 'XR' 교육 훈련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직업, 맡은 분야의 기본 지식, 상황에 대한 이해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제한조건이 따르는 상황을 극복하고 습득할 수 있다.
실제로 'XR 교육 훈련' 현장에는 화학, 소방, 국방 등 많은 위험에 노출되신 분들이 주로 참여한다. 그분들에게는 '체험'이 아니라, 말 그대로 '직업'이다. 훈련과정에서 보고 경험하는 것을 '재미'라고 표현할 수 없다. 복장, 장비, 함께 참여하는 팀원 등 모든 조건을 최대한 실제 현장과 같게 준비한다. 단순히 'HMD' 장비만 착용했을 때와 산소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컨트롤러만을 사용했을 때와 실제 소화기를 사용했을 때는 큰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기존의 'VR' 콘텐츠와 달리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VR' 콘텐츠는 유저를 특정 이벤트나 오브젝트 앞으로 데려다줬지만 'XR'에서는 직접 움직여야 한다.
Q. 'XR' 교육 훈련을 사용하고 있는 사례는?
A. 환경부 산하 '화학물질 안전원'에서 매년 교육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화학 물질을 다루는 기업의 담당자들은 1년마다 이 교육 프로그램을 반드시 수료해야 한다. 특히 화학물질과 관련된 사고에서는 초기 대응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화학물질 안전원'의 'XR' 교육 훈련은 이 초기 골든타임을 최대한 지킬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Q. '스코넥'이 추구하는 방향과 목표는 어떤 것인가?
A. 유저가 경험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주제를 조금 더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도록 준비중이다. '스코넥'이 보유한 'XR' 기술에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사람들을 '치유'할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중이다. 누구나 '트라우마', '공포증'같은 심리적인 문제를 겪을 수 있다. 여기에 'XR' 기술을 활용해 완벽한 치료나 교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치유'의 목적으로 활용되길 기대하고 있다. 'XR'이 다양한 분야에서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고민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