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미피케이션과 게임
게이미피케이션과 게임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게임이 게이미피케이션을 포함한다는 주장도 있고, 반대로 게이미피케이션이 게임을 포함한다는 주장도 있다. 게이미피케이션 연구자들은 보편적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이 게임을 포괄하는 넓은 의미로 보고 있다. 필자는 지금까지의 주장들과 조금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게이미피케이션과 게임은 상호 포함 관계가 아닌, 관련성은 있으나 분리된 영역이라고 보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게이미피케이션의 정의는 ‘게임 외’ 다른 분야에서 게임의 일부 형식이나 요소를 적용하여, 기존에 재미없거나 지루한 것을 재미있게 만들어 목적 달성을 수월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의에서부터 게임 외 분야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정의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게이미피케이션 관점에서는 게임요소를 가져와야 하기에 게임과 연관성을 깊게 가져가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반면 게임 산업은 게이미피케이션과 관련성을 가질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게임이 다른 분야로 확장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응원도 하겠지만, 현재로써 게임은 게이미피케이션에서 가져올 것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가 관심을 가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게임의 일부 형식이나 요소를 가져오는 것이 게이미피케이션인데, 애초에 게임에 게임요소를 추가로 적용한다는 표현은 성립되지 않는다. 게이미피케이션의 정의에서 볼 수 있듯이 게이미피케이션과 게임은 관련성은 있으나 분리된 영역이라는 점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현재는 양방향성이 아닌 단방향성 관계라는 점도 한계로 볼 수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의 발전을 위해 게임 개발자나 연구자들의 폭넓은 참여가 필수적인데 현재 참여를 거의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에서 게임 산업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은, 게이미피케이션이 게임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라는 자세에서부터 나온다고도 볼 수 있다. 게임 산업계 입장에서는 게임이 게이미피케이션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거만한 주장으로 비칠 수 있어 굉장히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
따라서 게이미피케이션과 게임은 분리된 영역으로 보는 것이 전략적으로도 좋다. 서로 1:1의 동등한 입장에서 긴밀하게 협력을 하고자 한다는 자세를 보인다면 게임 산업에서도 게이미피케이션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목적과 재미.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보다 어렵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과 다르게 목적과 재미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개발자 출신이자 게임학을 전공한 필자의 입장에서는 게임 개발도 굉장히 어렵지만, 게이미피케이션은 더 어려운 것이라고 느낀다. 게임은 특별한 목적을 달성할 필요없이 순수하게 재미와 게임성에 집중하면 되기 때문이다. 게이미피케이션은 다른 분야에 게임요소를 넣어서 해당 목적을 재미있게 반복하며 쉽게 달성할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인데 목적과 재미를 양립시킨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닐 것이다. 성공한 게이미피케이션 사례가 많지 않은 이유도 이 점에 있다고 본다.
게이미피케이션을 시도하는 각각의 분야에서 게임요소를 적용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우선시되는 것은 해당 분야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일 것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교육 효과가 가장 중요하며, 의학 분야에서는 치료 효과가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재미는 있으나 교육 효과나 치료 효과가 크지 않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즉, 게이미피케이션에서 게임요소는 목적 달성을 수월하게 하고 촉진시키기 위한 보조적 도구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 게임 산업계가 게이미피케이션에 매력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성공적인 게이미피케이션 사례를 충분히 만들어낸다면 관심을 가질 수 있겠지만, 현재는 게이미피케이션 분야 자체에서 게임에 대해 깊이 있게 배우려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본다. 스스로가 배운 게임학 이론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보고, 성공한 게이미피케이션 사례를 여럿 만들어내는 것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도 게임 연구자의 관점에서 여러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공유한 게임 관련 정보가 성공한 게이미피케이션 사례가 많아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현)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
게임학 박사
게임 비평 분석가
글로벌 게임 연구회 회장 (GGRS)
한국게임학회 정회원
한국e스포츠학회 기획이사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 정보 이사 (KOCCCA)
전) 게임 프로듀서, 프로젝트매니저, 개발팀장,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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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영국의 게이미피케이션 매체 'Ludogogy'에 영문으로 송출되었습니다.
원문: https://ludogogy.co.uk/gamification-is-harder-than-g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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