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은 게이머입니다.
부업으로는 글을 잘 써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파티플레이가 주력인 온라인 게임을 하다 보면, 디스코드에 모인 사람끼리 서로 뭐 하는 사람인지를 확인할 때가 종종 있다. 그때마다 내가 사용하는 문장이다.
게이머. 이 단어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 혹은 즐길 준비가 된 사람을 상상한다. 삶의 주제와 목적을 '즐거움' '재미'에 두는 사람들은 언제나 게임을 가까이에 둔다. 나처럼 말이다.
게이머들이 게임을 즐기고 좋아하는 이유와 방법은 다양하다. 그것은 장르가 될 수도 있고, 특정 개발사가 될 수도 있고, 게임의 스토리, 캐릭터, 최근에는 캐릭터의 성우까지 다양하다.
오늘은 얼마 전 정식 출시한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의 오프라인 행사에 다녀왔다. 주말, 그리고 비가 오는 궂은 날씨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
게이머들은 쉽게 화내지 않는다. 간혹 커뮤니티에서 게이머들이 소리를 내는 이유를 가만히 보고있으면, '이걸 누가 참냐?'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 게임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쪽에서는 게이머들을 '특정한 대상'으로 여길 때가 있다. 그들은 게이머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여기에서 갈등이 생기고, 잡음이 일어난다.
불합리한 것을 게이머들의 실수이자 선택이라 말하고, 게이머들은 당연히 통제의 대상이며, 게이머들이 얼마나 소비할 준비가 됐는지만 생각한다.
게이머들은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 '우리도 똑같이 해주세요', '우리를 속이지 마세요', '정보를 알려주세요' 그리고 '재미있는 게임을 내주세요'.
이 당연한 요구조차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어쩌면 게이머와 개발사의 관계, 현재 한국 게임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오늘 행사에서는 새로운 니케가 출시되는 것도 아니고, 스토리가 추가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위해 많은 게이머가 행사장을 방문했다.
'비 내리는 주말'. 집에만 있어야 할 것 같은, 이 피곤한 단어의 조합을 넘어 행사장을 찾아온 게이머들. 이들에게는 '내가 이 게임을 하고 있고, 좋아하고,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고 싶다'의 시간이 소중하다.
게이머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모여 좋아하는 취미를 나눌 때의 그 분위기는 사람들을 움직이게 한다. 오늘도 니케를 보기 위해 모인 게이머들에게서 그런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게이머들의 이야기를 했지만, 이 당연한 소리는 다른 곳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조직의 장애물을 넘기 위해서', '구성원들을 동기 부여하기 위해서', '앞에 있는 과제를 더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라고 겉은 그럴싸하게 포장한 많은 프로그램.
그 안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을 재단하고, 값을 매기고, 특정 행동을 유도하도록 억지로 만드는 경우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겉으로는 재미를 통해서 행동을 유도한다고 하지만, 때로는 '전자 채찍'이 되어서 플레이어들을 못살게 군다.
'어쩔 수 없이 참여한 플레이어'의 참여에는 '진심'이 부족할 것이다. 아마 이들은 '비 오는 날 주말' 밖이 아니라, 침대를 선택할 것이다.
우리는 플레이어들, 파티원들, 구성원들을 목표 달성을 위한 특정한 수단이 아니라, 개선과 변화를 담는 목적 그 자체로 접근해야 한다.
게이머들, 플레이어들은 반대편에 있는 '주시 대상'이 아니라, 결국에는 '우리 편'이다. 가끔 보면 이 당연한 원칙을 이해하지 못하는 회사들이 종종 보인다.
이런 회사일수록 자신들의 결과물을 플레이하고, 즐겨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
이제 게이머들이 한곳에 모이는 행사가 많아지고 있다. 오늘도 현장에 모인 게이머들에게서 '재미'라는 게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 '동기부여'가 어떤 것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니케'는 '승리의 여신'이지만, 결국 '니케'도 '지휘관(플레이어)'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