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대해 우리는 솔직해져야 한다. 게임은 분명 재미있지만, 중독성도 있다. 게임을 하고 나서 즐거웠다고 만족할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시간을 낭비한 것 같은 죄책감에 후회할 때도 있다. 이처럼 게임은 인간에게 양면적 마음을 주는 매체이다.

필자는 게이미피케이션이 교육에 적용될 수 있음을 존 듀이의 교육철학 개념으로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 철학은 제일 먼저 단어의 개념 정의에서부터 시작한다. 인간은 언어로 사유하는 동물이다. 단어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설명하는 것은 서로 간에 생각을 공유하고 확장하는데 기본이 된다.

그렇다면 왜 존 듀이인가? 듀이는 철학자 중에서도 현대교육에 기본 틀을 가장 잘 정리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그 개념은 익숙하다. 또한, 교육철학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는 저서와 사상이 존재한다. 그의 대표 저서 ‘민주주의와 교육(Democracy and Education)’에 나타난 교육적 개념으로 상호작용, 지속성, 흥미, 성장, 경험이 바로 그것이다. 이 개념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의 원리를 구성할 수 있다.


연속성 [Continuty]

연속성은 게이미피케이션의 중요한 원리이다. 인간의 삶은 연속적이다. 삶은 곧 살아가는 것이며, 끊임없이 운동하고 변화한다. 인간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살아가므로, 과거부터 미래까지 연속성의 지배를 받는다. 특히 개인의 독립적인 연속성뿐만이 아니라 환경과의 관계 속에서도 연속성을 갖는다.

많은 종류의 게임이 연속성을 지향하고 있다. 닌텐도나 플레이스테이션을 기반으로 한 게임은 ‘저장하기’와 ‘불러오기’ 기능을 통해 누적된 시간 기록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기능들은 플레이어가 어느 시점에서든 게임을 이어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연속성을 유지해 준다. 게임 자체를 단기적이고 일회적인 것으로만 제작한다면, 게임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 크지도 않을 것이다. 게임마다 그 목표하는 바가 다르겠지만, 어떤 게임은 연속성에 그 목표를 둘 수도 있다. 즉, 게임이 끝나지 않고 결말 없이 지속되거나, 혹은 장기간의 목표를 가지고 그 과정이 지속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은 게이미피케이션을 구성하는 하나의 원리이며 게임이 즐거운 활동이 되는 큰 역할을 한다.


상호작용 [Interaction]

상호작용은 내 존재가 타인, 사물, 외부와 접촉하며 움직이고 반응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인터렉션은 매우 오래된 철학적 개념이다. 기존의 영화나 만화, 예술작품들은 우리와 상호작용하지 않는다. 그에 반해 게임은 상호작용으로 구성된 복합적인 집합체이다. 내가 게임에서 어떻게 클릭하고 터치하는지에 따라, 어떤 선택을 하는 지에 따라 피드백이 돌아온다. 이것은 상호작용이며 게임에 강하게 몰입하게 만든다. 게이미피케이션은 상호작용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은 서로 소통하면서 살아왔다. 나와 타인은 끊임없이 상호작용한다. 그것이 인생을 구성하고 삶을 만들었으며, 원활하고 자유로운 상호작용은 삶을 풍요롭고 재미있게 만들었다. 게이미피케이션의 구성원리는 이 상호작용을 잘 만들어내는 데에 있다. 듀이는 교육이 상호작용이라고 했으며,  이것은 게이미피케이션을 이루는 핵심 속성이다. 일상의 모든 삶은 혼자가 아니라,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흥미 [Interest]

듀이는 그의 저서 ‘민주주의와 교육’에서 방관자, 행위자의 이야기를 통해 흥미라는 단어를 설명한다. 어떤 사건에 대하여 방관하고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과, 행위를 하는 사람의 결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흥미는 단지 목적을 위한 단기적 보상과 자극이 아니라 연속적인 자기 의욕의 문제다. 지속적인 흥미는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된다. 더 이상 흥미로운 것이 없을 때 인간은 무기력해지고, 성장하지도 않는다. 그것은 삶의 욕구 상실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게이미피케이션은 인간의 욕구를 자극하는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흥미는 게임과 다른 작업을 구별하는 개념이다. 흔히 게임을 하는 이유를 '재밌어서' 라고 한다. 게이미피케이션에 없어서는 안 되는 개념이 바로 흥미이다.


성장 [Growth]

듀이의 관점에서 볼 때, 교육은 성장을 목표로 하는 활동이다. 교육을 통해 성장하지 않는다면 교육이 필요치 않게 된다. 교육이야말로 성장을 그 핵심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단지 육체의 성장이 아닌 내적인 성장과 성숙이 교육이 지향해 할 바이다. 이처럼 듀이는 성장하는 것을 완성에 도달해 가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서, 인간을 성장시키는 데에 의미를 가졌다. 게임 역시 쉬운 레벨에서 어려운 레벨로 이행하는 과정이 있다. 성장 원리를 적용한 것이다. 과거에 유행했던 다마고치와 같은 게임은 가상의 동물이 잘 성장하도록 돕는 활동이었다. 그것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은 이유는 게임 속 캐릭터의 성장에 있다. 성장하지 않는 것은 살아있지 않은 것이고 그것은 인간에게도 더 이상 즐거운 것이 아니게 된다.

 

성장은 게이미피케이션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교육용, 교육적으로 활용할 때는 성장에 더 초점을 맞춰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게임을 통한 성장은 인간이 진리를 찾아 성장하는 삶의 과정이 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교육이기 때문이다. 학습이나 배움을 위한 게임은 단계가 있고, 그 과정에서 여러 아이디어를 제공함으로써 플레이어를 학습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자기 자신의 성장으로 나아가면 분명 교육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교육과 게임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지점이 있다.


경험 [Experience]

경험은 '포괄적으로 달성되는 종결'로 비유할 수 있다. 언제라도 현재일 수 있는 '시작, 발전, 성취'를 포함하는 완결을 말한다. 게임 속 스토리와 내용 하나하나는 모두 배경 음악, 배경 시대. 역사적 사실, 사유 방식이 다 녹아있다.

게임 속에서 주인공 캐릭터는 단지 목표 달성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언어를 쓰는지, 어떤 말투를 쓰는지, 관계는 어떠한지, 어떤 옷과 음식이 등장하는 지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사료들을 바탕으로 제작된다. 그것을 보고 듣고 체험하는 플레이어는 그 과정 자체가 교육적 경험이 될 수 있다. 교육적 경험은 앞서 논의한 연속적이고 상호작용이 일어나며 흥미롭고, 성장케 하는 경험이며 하나의 완결된 경험이다.

이에 더해 게임화를 통한 몰입도 연구를 살펴보면 게이미피케이션이 교육적 경험을 크게 하도록 돕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몰입은 학습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경험인데 게임은 다른 여타의 활동보다 더 큰 몰입을 선사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게임에 몰입하는 것은 엄청난 경험이다. 몰입은 인간이 어떤 활동에 깊이 빠져있는 상태로 현재의 경험이 최적의 경험임을 느끼도록 하는 상태이다. 이 같은 몰입 경험 역시 교육적 경험에 해당한다. 논문에서 몰입하기 위해서는 ‘목표, 경쟁, 상호작용’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은 이처럼 교육적 경험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처럼 경험을 통하여 인간은 삶을 살아가고, 삶은 곧 많은 경험의 연속이다. 거기에 교육적 경험이 더욱 의미 있으며 윤리적이고 예술적인 경험을 게임을 통해 이루어져 간다면 그것이 확장된 게이미피케이션 의미가 될 것이다. 교육적 경험이 지속되면 한 인간의 삶에 습관이 되고, 그것이 곧 나 자신의 삶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게임화는 교육적 경험을 만들어내면 낼수록, 더욱더 인간의 삶에 필요하고, 그 경험이 다시 스토리텔링이 되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게이미피케이션의 원리는 교육철학의 주요 개념과 맞닿아 있다.


박주희 예원예술대학교 교양학부 객원교수, 교수학습센터 연구위원
박주희 예원예술대학교 교양학부 객원교수, 교수학습센터 연구위원

박주희 교수는 고려대학교 교육학과에서 교육철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문화예술교육진흥원 연수, 게이미피케이션 교사 교육 연수, 한국콘텐츠진흥원 연수, 차세대융합콘텐츠산업협회 토론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예원예술대 문화예술HRD연구소 부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상명대학교, 연성대학교 등 교수학습센터의 교수법 특강, 학습공동체 학습 컨설팅 등 다양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예원예술대학교 교양학부 객원 교수로 문화예술교육사 관련 과목을 강의하고 있으며, 한국게임학회 교육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한 수업모형 및 콘텐츠 개발' 등 각종 저서와 보고서를 발간했으며, 게임과 인문학 관련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위에 실린 글은 게임화저널의 의견 및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영국의 게이미피케이션 매체 'Ludogogy'에 영문으로 송출되었습니다.

원문: https://ludogogy.co.uk/gamification-and-john-dewey/

 

<저작권자 ⓒ Ludogogy (https://www.ludogogy.co.uk/)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게임화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