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 이후 지속된 경영혁신의 궤적을 살펴보면 두 가지 흥미로운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단위에서 과정을 거쳐 전체로의 변화인 미시적 관점이고, 두 번째는 거시적 관점의 시대적 배경에 따라 혁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달리한다는 거시적 관점이다.
산업혁명 초기에는 '테일러리즘'이나 '포디즘'에 의한 시간 관리, 동작 관리 같은, 오로지 생산성을 늘리는 데 그 목적을 두었다. '포드'가 단기간에 미국과 유럽의 경쟁사를 모두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컨베이어에 의한 분업에 의해서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정을 세분화하다 보니 단위 부품의 품질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를 개선하려 했던 것이 ‘데이밍(Edward Deming)’의 ‘품질 검사(Quality Control)운동’이다.
이후 개별 부품의 품질은 개선되었으나, 이들을 조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등장한 것이 ‘품질 관리(Quality Management)’이고, 이는 ‘전사적 품질 관리(Total Quality Management)’ 운동으로 이어진다. 그러는 사이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제품에서 서비스로 이동했고, 혁신에 대한 관심은 더 이상 개선할 여지가 없는 '부품'에서 '업무 과정'으로 옮겨졌다. 이때 등장한 것이 업무 재설계 곧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이다.
이 시기에 노동력의 중심은 생산직에서 사무직으로의 전환과 중첩이 이루어졌다. 이후 경영 혁신 운동은 '전사적 자원 관리(ERP)', '고객 관계 경영(CRM)'등의 과정으로 나아가며, 고객과의 관계 관리까지 진화한다. 이후 등장한 것이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의 슐츠 교수 등이 제창한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s, 줄여서 IMC)'이론이다.
이처럼 초기에는 부품 하나하나의 품질에 주목했었던 경영 혁신은 많은 과정을 거치면서 전사적 차원과 협력사, 나아가 고객과의 소통에까지 그 관심 영역을 확장한다.
다음으로 주목할 점은 경영 혁신의 시대적 배경이다. 산업혁명에서 정보혁명으로의 전환이 그것이다. 산업사회가 기술(Technology)에 기반한 품질(Quality) 개선에 주력해 왔다면, 정보사회의 경쟁력은 소통(Communication)에 의한 합의(Consensus) 도출에 있다.
산업사회는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기반으로 한다. 대량의 전제 조건은 단순화, 표준화, 전문화로 요약되는 ‘3S(Simplification, Standardization, Specialization)’다. 직원들의 ‘유니폼’과 ‘구내식당’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동일한 사고와 동일한 가치를 공유한다. 그러나 정보사회는 탈 대량(Demass)을 전제로 한다. 과거 산업사회가 남들과 다르면 안 되는 세상이었다면, 정보사회는 남들과 같으면 경쟁도 의미가 없는 세상이다.
바야흐로 이제는 개성을 요구하는 시대, '워라벨'과 '휘게'가 중시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됐다. 생존을 넘어, 생활 시대에 접어든 요즘 세대에겐 무엇보다도 재미와 자기 의미가 중요하다. 여기서 게임화의 가치가 발현된다. 이들이 제일 우선시하는 것은 재미다. 이성을 만나도 유머 감각이 중요하고, 알바를 해도 내 취향에 맞아야 한다. 하물며 직장을 찾는 데는 재미가 더없이 중요하다. 연예인, 운동선수, 프로게이머, 자영업 등 많은 사람을 살펴보면 대부분은 자기가 좋아서 빠져드는 일을 하고 있다.
완전한 탈출은 아니지만 우리는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2년여의 팬데믹을 겪으며 개인적으로는 자기 성찰을, 사회적으로는 권위주의의 극복을, 세계적으로는 그동안 무턱대고 좇아만 갔던 선진국의 민낯을 보게 됐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잘못된 좌표를 재설정 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도 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앞당겨진 미래는 분명 이전과는 확연히 다를 것이다. 특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측이나 찾는 측 모두에게 있어 게임화는 경영혁신의 궤적을 이어갈 것이다.
김일철 하이터치 휴먼 랩 소장, 동의대학교 명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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