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 우화 '여우와 두루미'는 배려의 의미를 일깨워 주는 이야기로 유명하다. 어느 날, 여우는 두루미를 초대하여 늘 자신이 먹던 대로 납작한 접시에 수프를 담아 두루미에게 대접했다. 긴 부리의 두루미는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얼마 후 두루미도 여우를 초대했고, 입구가 긴 호리병에 음식을 담아 여우에게 대접했다. 그제야 여우는 자신의 배려 없는 행동을 깨우칠 수 있었다. 이렇듯 이솝 우화는 쉽고 재미있는 콘텐츠로 인식의 변화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이 추구하는 바와 유사하다.
인식의 변화를 넘어 동기부여를 통한 행동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것이 게이미피케이션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동기부여(Motivation)의 어원이 ‘움직이게 만들다(Serving to Move)’의 라틴어 'Motivus'에서 유래되었듯이, 동기부여의 핵심은 ‘자발적 행동’이다. 따라서 동기부여가 잘 이루어지도록 설계된 게이미피케이션은 이미 반은 성공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에서 동기부여를 지속되게 하고 강화하기 위한 과제는 참여자를 몰입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칙센트미하이(Csikszentmihalyi)는 음악가, 예술가, 운동선수 등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가장 즐거울 때 어떠한 느낌이 드는지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활동에 집중할 때 몰입 상태에 빠지고 그 활동에 노력과 시간을 아끼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몰입(Flow) 이론에 의하면, 활동 자체가 자신에게 너무 어렵지도 않고 너무 쉽지도 않으며, 목적성이 분명하고, 반응에 대한 즉각적 피드백이 제공될 때 몰입도가 높아진다. 자신의 실력에 비해 너무 쉬운 과제가 주어지면 권태와 느긋함으로 이어지고, 반대로 과제에 필요한 실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걱정과 불안으로 인해 제대로 몰입 상태에 빠질 수 없다.
이에 게이미피케이션에서 참여자의 동기부여 강화를 위한 몰입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참여자의 불안감을 제거하여 자신의 능력으로 과제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게임 디자인과 보상이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몰입은 관심에서 일어나고, 관심은 배려로 이어진다.
남자가 여자에게 관심이 생기면 그 여자를 관찰하기 시작하고, 관심이 더 깊어지면 몰입의 단계로 들어간다. 이때부터 남자는 자신이 여자를 좋아하고 있음을 인식한다. 그리고 그 몰입의 결과로 축적된 정보들은 여자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등의 체계화된 자료를 만든다. 이러한 자료는 여자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여자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일으킨다. 그리고 결정적 순간이 왔을 때 남자는 여자에게 배려의 말과 행동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이러한 이치는 게이미피케이션에도 적용될 것이다. 참여자에 관한 관심과 배려의 마음은 게이미피케이션의 구체적 설계를 위한 세심한 관찰과 연구를 이끌어,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효과적인 게이미피케이션이 구현될 것이다. 동기부여와 몰입의 게이미피케이션!
결국 사람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사람을 몰입하게 하는 유용한 도구를 만들어 낸 것이다.
한국게임화연구원 사회공헌연구소
한민영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