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1992년 미국의 SF 작가 닐 스티븐슨이 쓴 소설 '스노크래시' 에서 처음 등장한 '메타버스'는 가상, 초현실을 의미하는 '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다. 평소의 일상을 다른 세계관이 구성된 가상공간으로 확장해, 현실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활동이 가능하다는 개념이다. 상상력에 머물러 있는 활동을 가상 세계에서 실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게임의 특징은 바로 게이머가 'Co-creation'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개념에서는 개발자와 게이머의 역할이 구분되어 있었다. 하지만, 메타버스에는 누구나 창작활동에 참여할 수 있으며, 그 결과물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 가상 세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게이머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 창작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메타버스에서의 게임이다.


게이머이자 개발자

메타버스 게임은 게이머가 상상력을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도록 공간과 자원을 제공한다. 이제 게이머는 개발자가 제공하는 환경, 그 판에 맞춰진 콘텐츠를 단순히 플레이하는 역할에 머무르지 않는다.

메타버스에 게임을 접목한 플랫폼 '디토랜드'는 'UCC (User Created Contents)'로 구성되어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게임을 제작하고 업로드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개발자가 게임을 개발하면, 게이머는 단순히 플레이만 하는'  기존의 일반적인 게임의 운영 방식과는 다르다. 게이머임과 동시에 개발자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다. 

유저들이 직접 창작한 게임들
유저들이 직접 창작한 ‘오징어 게임’ 콘텐츠

메타버스에서의 'Co-creation'은 주로 '코딩'을 통해 이루어진다. '코딩'이란 가상 세계의 기본 단위가 될 오브젝트를 생성, 변형, 조합하는 기초적인 단계에서부터, 캐릭터나 건물을 창조하는 복잡한 과정까지 필요한 '도구'를 다루는 방법이다. 

'코딩'이라는 개념을 처음 마주하는 게이머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게이머에게는 다른 유저들이 구성해 놓은 '템플릿'을 활용할 수도 있다.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고, 미리 준비된 재료들을 사용해 손쉽게 게임 제작의 과정에 참여해보는 것이다.

초보자를 위해 개발사가 직접 만든 가이드도 준비되어 있으니 이를 확인하면, 쉬운 단계부터 차근차근 코딩을 익히고, 자신만의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다.


Co-creation의 중심은 '커뮤니티'

하나의 단순한 플랫포머 게임을 만든다고 생각해보자.

1. 게임의 컨셉을 설정한다.
2. 기본이 되는 오브젝트의 형태와 질감을 정한다.
3. 배경을 만들고, 건물을 배치한다.
4. 하나의 스테이지에 배치할 프리셋(점프 패드, 획득 시 점수를 얻는 동전, 닿으면 게임이 중단되는 장애물 등)을 정한다.
5. 캐릭터를 배치하고, 캐릭터의 능력 (속도, 점프의 횟수나 범위 등)을 정한다.
6. 게임을 등록한다.

의 형태로 단순하게 요약할 수 있다.

오브젝트를 제작 변형해, 게임의 배경을 구성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해 하나의 '스테이지'를 만든다.
캐릭터의 상호작용을 설정한다.

게임의 컨셉을 설정하고, 기본이 되는 오브젝트의 형태와 질감을 결정하는 것은 입문자도 쉽게 할 수 있다. '어떤 건물을 지을 것인지' '그 소재는 어떤 형태로 할 것'인지 같은 기본 뼈대를 구성하는 일 정도는 어렵지 않다. 정지한 상태의 물체를 단순히 배치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문제는 '상호작용'에서 일어난다. 캐릭터가 움직이지 않거나, 특정 아이템이 의도한 대로 활용되지 않는다면, 이때부터는 커뮤니티의 힘이 필요하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그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게이머 간의 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제작 과정 중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도움을 받고, 의견을 공유할 수 있다. 커뮤니티는 단순히 QnA나 업데이트 노트 성격의 게시판에 그치지 않는다. 교육이나 연구에 대한 토론, 플랫폼의 버그 리포팅, 공동 프로젝트 기획과 의견 공유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도 활용된다.

'디스코드'를 통해 운영중인 디토랜드 커뮤니티

이런 형태의 Co-creation은 학습의 형태로 바뀌어, 교육 프로그램과도 연계된다. 실제로  '디토랜드'는 게임공학과 대학생들의 커리큘럼에도 포함되고,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게임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여러 사람이 함께 게임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코딩을 배우는 것이다.

코딩은 일종의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다. 그만큼 쉽게 학습하기가 어렵고, 무엇보다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 게임을 접목하고, 하나의 그룹을 이루어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법을 익히다 보면, 대부분의 학생은 이 과정을 교육과정이 아니라 게임을 만드는 놀이로 받아들인다. '언어를 배운다'가 아니라, '게임을 만든다' 로 받아들이는 만큼, 학습 과정 전반의 만족도가 높다.

청소년의 코딩교육을 대상으로 한 '게임잼'

권한의 이동과 분산

계속 진화중인 메타버스에서의 'Co-creation'은 단순히 기술이나, 노하우, 아이디어, 의견을 토론하는 역할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의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개념 - 콘텐츠를 생성한 소수의 개발자에게 대부분의 권한이 있고, 게이머는 단순히 피드백만 제공하는 역할은 바뀔 것으로 예측된다.

이제 개발자에게만 쏠려 있던 권한은, 가상세계에 참여하고 구성하는 게이머와 커뮤니티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 아직 메타버스는 게임에 주로 활용되고 있지만, 점차 다양한 산업 분야로 그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이다. 게임을 넘어, 더 확장된 메타버스에서의 ‘Co-creation’은 산업, 연구, 시민단체를 포함한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 지식을 창출하고 활용하는 구조로 바뀔 것이다.

실제로 지식과 정보를 개인 혹은 소수가 독점했던 것에서, 이제는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형태로 변하고 있다. ‘Co-creation’에 참여하는 주체들은 보다 빠르게 상황을 공유하고 반영한다. 이를 통해 기존의 불필요한 과정과 낭비되는 자원을 줄일 수 있으며, 개발 및 혁신의 주기가 더욱 단축되어 다음 시대를 여는 동력이 된다.

앞으로 메타버스의 ‘Co-creation’은 단순한 '협력'과 '창작'을 뜻하지 않는다. 영향력이 한쪽에만 집중되지 않는 '권한의 이동'이 될 것이다. 이런 변화는 가상 세계에 직접 참여하는 모두에게 권한이 분산되는 형태로 점차 진화할 것이다.
 


Ted Taeyeun Yoo

유태연 대표는 콘솔 게임 개발사 '판타그램'에서 MMORPG '킹덤 언더 파이어'의 메인 프로그래머를 시작으로, '커프:더 크루세이더(Xbox)' '커프:더 히어로즈(Xbox)'의 개발에 참했습니다. 이후 '블루사이드'의 개발 이사로 재직하며 '나인티 나인 나이츠(Xbox360)' 를 제작했습니다.

2006년 '유티플러스 인터랙티브'를 창립한 유 대표는 모바일 MMORPG '탈리온'과 UCC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 '디토랜드'를 개발 서비스 중입니다. 

 

이 글은 영국의 게이미피케이션 매체 'Ludogogy'에 영문으로 송출되었습니다.

https://ludogogy.co.uk/co-creation-in-the-meta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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